사건별조사보고서

이수근 위장간첩 사건

작성자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작성일
2008-08-27
조회수
154
결정유형
진실규명결정
사건유형
인권침해
첨부파일
2006년 이수근 위장간첩 사건.pdf [2180116 byte]
 

1. 중정이 1969. 1. 31. 사이공에서 이수근을 체포한 후 중정에 압송, 영장 없이 구금한 11일은 불법구금에 해당한다. 위 불법구금은 형법상 불법감금죄를 구성하고, 형사소송법 제420조제7호, 제422조 소정의 재심사유에 해당한다.

2. 중정은 이수근의 중요한 진술이 담겨 있는 편지를 압수한 후 기록에 편철(編綴)하지 않고, 또한 자진(自進)귀순 및 출국동기 등에 관한 초기 진술서를 수사기록에 편철하지 않고 제외하였다.

3. 이수근 등은 가족들의 면회가 금지되고 변호인 접견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장기간 고립된 구금상태에서 수사 및 재판을 받았으며, 재판과정에서도 변호인의 접견이나 조력을 받거나 방어권이 행사되지 못하였고, 모든 증거가 동의되었고 지극히 형식적인 반대신문과 변론만이 있었으며, 고립상태에서 중정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가혹행위나 강요가 있었고, 이로 인해 허위자백을 하였고 그 허위자백 부분조차 일관성이 없으며, 이것이 법정에까지 이어졌을 개연성이 있다.

4. 종범(從犯)에 불과한 공범들이 항소(抗訴)를 하여 다투는 마당에 사형선고를 받은 피고인이 항소의사를 밝혔음에도 항소를 하지 않았고, 그 항소심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서둘러 사형을 집행하였다는 점은 절차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

5. 중정 직원들은 이수근이 간첩이 아니라고 증언하고 있고, 중정에서는 위장귀순 여부를 신문(訊問)하고 판단관회의를 거쳐 자진귀순으로 판단하였으며, 이수근에게 간첩에게 필수적인 암호명, 난수표(亂數表) 등도 없었고, 북한으로 보내려고 모스크바 교회로 발송하였다는 비밀편지는 난수표에 의해 암호화된 것도 아니고 국가기밀을 담고 있지도 않았으며, 운전기사, 감찰실 직원들에 의한 동향감시로 독자적인 외부활동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가기밀 탐지행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고, 출국시 제3국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할 것으로 인정되는 영한사전․한영사전 등을 소지하고 있었고, 홍콩 도착 후 직접 마카오 또는 구룡반도를 경유(經由)하여 중국 북한대사관으로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행선지가 홍콩에서 월남을 경유하면서까지 제3국인 캄보디아로 향하고 있었던 사실 등은, 이수근이 자진귀순 하였으며, 중립국에 가서 살려고 했었다는 점 등에 부합하고, 달리 이수근이 간첩으로서 위장귀순하였고, 국가기밀을 탐지, 누설하였으며, 북한의 지령을 받기 위해 한국을 탈출하였다는 혐의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6. 이 사건은 중정이 전략신문 결과 위장귀순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이수근을 판단관으로 채용하여 국민승공 계몽사업에 활용하였으나, 이수근이 중정의 지나친 감시 및 재북(在北) 가족의 안위(安危)에 대한 염려 등으로 한국을 출국하자, 중정이 당혹한 나머지 이수근을 위장간첩으로 조작, 처형하여 귀순자의 생명권이 박탈된 비인도적, 반민주적 인권유린 사건으로 평가된다.

7. 따라서 국가는 수사과정에서의 불법감금, 자백(自白)에 의존한 무리한 기소 및 증거재판주의 위반 등에 대해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며, 확정판결에 대하여 피해자들과 유가족의 피해를 구제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再審)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