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별조사보고서

경기지역 미군 폭격 사건

작성자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작성일
2008-12-08
조회수
195
결정유형
진실규명결정
사건유형
민간집단희생
첨부파일
경기지역 미군폭격사건.pdf [7128169 byte]

 

 

1. 1951년 1월 4일, 중국군의 한국전 개입으로 유엔군은 서울에서 후퇴하였고, 1월 8일경 중국군 선두 부대가 오산까지 진격하였다. 경기지역의 도로, 민가, 산 등에 중국군이 포진하자, 유엔군 철수와 함께 뒤따라 피난을 떠난 서울․경기지역 피난민들과 용인․신갈-오산․화성․시흥․남양주지역의 주민들은 전장에 갇히게 되었다.


2. 1951년 1월 8일 이후, 미8군 사령관 리지웨이(Matthew B. Ridgway)와 제5공군 사령관 패트리지(Earle E. Partridge) 지휘하의 미군은 경기지역에 포진한 중국군의 남하를 저지하고,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한국전쟁 발발 이후 최대의 공중폭격을 실시하였다. 또한 미군은 피난민이 유엔군의 퇴로를 막거나, 중국군이 피난민으로 가장하여 침투하는 것을 우려하여 민간인의 이동 자체를 금지하였다. 더욱이 중국군이 야간에 이동을 하자, 미군은 공중공격의 목표물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지상 및 공중통제관과 전폭기 조종사들은 중국군이 은거할 것으로 추측되는 마을을 무차별 폭격하였다.


3. 당시 경기지역에서 미군의 폭격과 기총사격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는 다수이나 위원회의 조사결과, 신원인 확인된 희생자는 총 47명이었다. 위원회에 신청하여 확인된 희생자 32명 중 남성은 14명(44%), 여성은 18명(56%)이며, 19세 이하 미성년자는 16명(50%), 13세 이하는 12명(38%)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수를 합하면 24명으로 희생자 중 75%를 차지하였다.


4. 위원회가 수집한 공중폭격 문서에 따르면, 1951년 1월 11일~15일 용인 일대의 폭격을 처음 요청한 부대는 미 1군단 미25사단 27연대였다. 미 25사단은 27연대의 폭격 실행 요청을 8군 항공작전참모부(G-3 Air)에 보고하였고, 합동작전센터(JOC)의 전투작전부는 미 8군 항공작전참모부의 요청을 전술항공통제센터(TACC)에 지시하였다.


전술항공통제센터는 25사단 27연대 전술항공통제관(TACP) 통제관 디플로마트 14와 6147전술항공통제단 소속 정찰기에게 이 지역에 대한 공중공격이 실행되도록 지시하였으며, 또한 전투기 부대에 용인지역으로의 전투기 출격을 하달하였다. 이에 출격한 조종사는 6147전술항공통제단 소속 정찰기의 인도 하에 목표지역에 폭격을 실행하였다.


1951년 1월 15일, 용인 죽전리 현암마을에 공중공격을 실행한 부대는 제49전투폭격단 소속 제7, 제9전투폭격대대와 제18전투폭격단, 제27전투호위단 소속 부대 등이었다. 또한 1월 11일, 용인 죽전리 대지마을에 공격을 실행한 부대는 제5공군 제18전투폭격단 소속 제67전투폭격대대였다. 총 17회 전폭기 출격 중 11회에 걸쳐 네이팜탄으로 공격하였으며, 이중 확인 가능한 전폭기 출격 대수는 총 88대에 이른다. 이 공중폭격은 중국군의 ‘병력과 보급품’ 공격을 목표로 한 것이었으나, 그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5. 1951년 1~2월 경기 일대에서 미군의 공중폭격과 기총사격으로 인해 비전투 민간인들이 집단적으로 희생된 이 사건은 몇 가지 점에서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군사작전상 공중폭격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미군은 대규모 공중폭격에 앞서,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한 사전정찰과 피난조치, 그리고 소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 당시 이 지역을 관할한 미 25사단 27연대 및 한국군 1사단 지휘관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민간인 소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는 국제인도법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둘째, 당시 미군의 전투방식은 미군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보장하면서 동시에 중국군에게는 최대한의 손실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 수단이 대규모 공중폭격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투방식의 최대 피해자는 결과적으로 민간인들이었다. 이는 ‘군사적 필요성에 비해 과도한 살상 및 파괴를 금지’하고 있는 국제인도법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셋째, 경기 일대의 공중공격에서 전폭기 조종사는 중국군과 민간인을 식별하기 위한 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 이는 ‘민간인과 교전자를 엄격하게 구별하여 공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제인도법의 구별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6. 진실화해위원회는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국가의 공식적 사과, 배상 또는 보상 조치를 위한 미국정부와의 협상, 위령비 설립 및 공식기록물 정정, 전시인권교육 강화 등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