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별조사보고서

김상순 간첩조작 의혹 사건

작성자
작성일
2009-03-02
조회수
18
결정유형
진실규명결정
사건유형
인권침해
첨부파일
2009 상반기 조사보고서(5권)-3부(1.김상순).pdf [7128685 byte]

1. 김상순(경북 칠곡군, 당시 27세)의 가족은 1967. 동백림 간첩사건이 발표된 후 지역 보안부대와 경찰의 일상적인 감시를 받아왔으며 김상순의 모 전○○과 큰형 김○○은 대구보안부대에 연행되어 구타를 당하고 유럽에서 행방불명된 삼촌 김진현과의 관계를 조사받는 등 연좌제의 피해를 받고 있었다.

 

2. 보안사령부와 대구보안부대는 김상순이 1981. 12. 4.~1983. 6. 5. 사이에 5회에 걸쳐 일본을 왕래하면서 재일친척을 만났으며, 특히 김상순의 삼촌 김○○이 1967. 동백림 간첩단사건의 핵심인물로서 월북하는 등 ‘배후가 불온하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1983. 7. 19. 김상순을 서울 거주 누나 김○○의 집에서 영장 없이 강제연행하였다.

 

3. 대구보안부대는 김상순을 연행하여 38일간 장기 불법구금한 상태에서 도일 기간 중 조총련계 재일친척을 만나 금품을 받았고, 재일친척을 통해 ‘대남공작지도원’ 김모, 박모, 장모 등을 만나 간첩교육을 받은 후 일본 교토 인근 ‘동촌인민학교’에서 김일성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였으며, 대남공작지도원의 지령을 받아 국내 잠입하여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였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대구지검에 송치하였다.

 

4. 검찰은 보안부대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기소하였고, 법원 또한 간첩혐의사실을 인정하여 징역 12년, 자격정지 12년을 최종 선고하였다.

 

5. 피해자, 참고인, 조사대상자들의 진술과 수사기록 등을 볼 때, 대구보안부대의 수사과정에서 수사관들은 김상순뿐 아니라 가족과 여행사 관계자 등 참고인들을 연행, 구금한 후 물고문과 구타 등 가혹행위를 통해 진술을 강요하였다. 대구보안부대 수사관들은 수사권한이 없는 민간인에 대하여 수사를 한 후, 안기부가 수사한 것처럼 수사서류를 허위로 만들었다. 검찰송치 후에도 보안부대에서 한 진술의 번복을 막기 위해 참고인에 대한 사전교육, 진술강요가 이어졌으며 김상순과 가족에 대해 경제적 지원, 형량 축소 등 진술의 번복을 차단하기 위한 회유, 협박이 계속되었다.

 

6. 또한 공소장과 판결문에 적시된 ‘대남공작지도원’ 김모, 박모, 장모의 실재를 증거하는 「피의자신문조서」와 「영사증명서」 등은 임의성과 신빙성이 없었으며, 김일성 ‘충성맹세’를 하였다는 장소(‘동촌인민학교’)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상순의 ‘월북 기도’, 고무․찬양혐의 또한 왜곡되거나 과장된 것으로 인정된다.

 

7. 검찰은 보안부대가 민간인 김상순을 수사한 점이 위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법한 수사에 눈감고, 수사를 담당했던 대구보안부대 수사관들이 피의자 조사과정에 입회하도록 하여 피의자의 자유로운 진술을 가로막았으며, 수사기관의 ‘의견서’에 의존하여 기소하였고, 법원은 장기간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로 조작된 허위자백의 진술을 충분한 심리 없이 인정하고 김상순에게 징역 12년, 자격정지 12년을 선고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임무를 다하지 못하였다.

 

8. 국가는 보안사가 수사권이 없음에도 민간인을 수사하고 불법감금과 가혹행위로 사건을 허위조작한 점과 검찰이 임의성 없는 자백에 의존하여 무리하게 기소한 점에 대하여 신청인 및 관련 참고인들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는 위법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신청인과 그 가족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