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별조사보고서

재일 유학생 김정사 간첩조작 의혹 사건

작성자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작성일
2009-12-04
조회수
209
결정유형
진실규명결정
사건유형
인권침해
첨부파일
8권_재일유학생 김정사 간첩조작 의혹 사건.pdf [953068 byte]

1. 이 사건은 재일동포 출신 유학생 김정사, 유영수, 유성삼, 손정자가 서울대학교 등에 재학 중, 1977.경 보안사령부에 검거되어 국가보안법상 간첩, 고무․찬양, 회합․통신, 잠입․탈출혐의와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김정사는 징역 10년, 유영수는 무기징역, 유성삼은 징역 6년, 손정자는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 형을 각각 선고받은 사건이다.

2. 조사 결과, 김정사는 민간인에 대해 수사권이 없는 보안사에 연행되어 장기간의 불법 구금 상태에서 구타․물고문․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하여, 한민통1) 소속 재일지도원의 지령에 따라 국내에 잠입하여 간첩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자백하게 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3. 당시 김정사 등 피고인들은 공판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였으나, 법원은 피해자들의 호소를 무시하고 수사기관과 검찰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영사증명서, 언론 보도 기사, 다른 사건 공소장, 판결문 등을 근거로 한민통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이를 내세워 반국가단체 한민통의 구성원과 접촉한 김정사에 대해 간첩혐의를 인정하여 중형을 선고하였다.

4. 이 사건 판결의 주요증거 중 하나인 중앙정보부 소속 주일대사관 영사가 작성하여 공판에 제출한 「영사증명서」는 정식 외교문서가 아니었고, 공정증서로서의 법적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달랐음에도 유죄증거로 채택되었고, 또한 당시 신문 기사는 공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작성자에 대한 신문절차를 거치지 않고 증거로 채택하였으며, 문세광저격사건․울릉도간첩사건 등의 「소송기록」은 김정사의 범죄사실과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판결에서 주요한 증거로 인정되었다.

5. 이 사건 공판에서 자수간첩 윤효동은 ‘한민통이 북한과 조총련의 사주에 의해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민통 조직국장 곽동의를 포섭하여 1970년 4월경 입북시킨 바가 있다’라고 증언하였는데, 윤효동은 중앙정보부에 의해 거물급 간첩으로 조작되었음이 확인되어, 한민통과 곽동의에 대한 윤효동의 공판 증언은 신빙성이 없음이 확인되었다.

6. 사법부는 이 사건 판결에서 처음으로 한민통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였는데, 판결문상에 한민통이 반국가단체인 이유나 근거가 나타나 있지 않으며, 단지 “북괴와 조총련의 지령에 의거 구성되고, 자금지원을 받아 목적수행을 위해 활동한 반국가단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한민통이 북한과 연계되어 남한사회의 체제전복을 목적으로 국가변란을 기도하거나 정부를 구성하거나 정부를 사칭한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한민통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여, 김정사의 간첩혐의와 중형을 선고하는 근거가 되었다.

7. 이후, 이 사건 판결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서 김대중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근거가 되는 등 다수의 재일동포와 관련된 국가보안법위반 판결에서 선결례가 되어 유사한 인권침해를 야기하였다.

8. 국가는 수사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들에 대해 불법구금, 고문, 폭행, 협박을 하여 사건을 조작한 점, 검찰이 수사과정의 불법행위를 묵인하고 수사하지 않은 점, 법원이 증거재판주의를 위배하여 중형을 선고한 점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적절한 조치와 함께, 피해자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구체적인 반국가행위나 혐의를 적시함이 없이 한민통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잘못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


1)  재일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 현재는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